KDM Reports

 
작성일 : 09-10-18 20:13
해외 선진 디자인 탐방 보고서 - 홍지수
 글쓴이 : 운영진
조회 : 17,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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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선진 디자인 탐방 보고서 - 홍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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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2일. Korea Design Membership 의 멤버들의 글로벌 마인드를 키우고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의 디자인과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파리로 떠났다. 짧지만 우리에게는 길었던 6박 7일간의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프랑스에서 본 디자인은 새롭고 충격적이기도 했으며, 오히려 실망한 점도 있고,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디자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파리로 떠나기 전, 나는 ‘디자인이란 어느 나라든 그들의 생각과 문화를 담고 있다.’라고 개인적인 가설을 설정해 보았다. 그래서 짧지만 그 곳의 생활과 문화를 접해 보면서 무조건 선진화되고 좋은 디자인보다는 그들의 생각이 담겨져 있는 디자인을 찾고 싶었다.


여행을 마치고 온 뒤, 글로벌 리포트를 쓰며 내가 찾은 것 중 하나는 바로 지하철이다. 왜냐하면 지하철에는 오래전부터 그들의 삶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파리는 서울의 약 1/6 정도 되는 작은 도시지만, 오래된 역사와 세계적인 관광 도시답게 복잡하지만 긴밀하게 연결된 노선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역과 역사이의 폭이 서울의 지하철에 비해 짧기 때문에 여행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는 주 교통수단이다. 하지만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모두 파리의 지하철이 낙후되고 더럽다고 말한다. 내 생각에도 대부분의 지하철이 우리나라에 비해 많이 낡았다. 그러나 교외로 이어지는 고속열차 RER, 상상도 못했던 2층 지하철, 지하철을 타며 파리 시내를 볼 수 있는 트램웨이(Tramway) 체험은 물론, 여러 가지 지하철 시스템이나 곳곳의 시설물 등 색다른 볼거리와 디자인적 요소들이 많다.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주는 파리만의 지하철이 아닌가 싶다.

파리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고 6박7일간은 KDM의 발이 되어줬던 파리 지하철에는 그들의 어떤 생각과 디자인이 담겨져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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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지하철 노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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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RO표지판 ▶라파에르 백화점 주변의 표지판

지하철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M’ 또는 'Metro'라는 문구가 많이 쓰인다. 파리에서도 역 입구에 ‘M’ 또는 'Metro'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데 획일적으로 지어진 우리나라의 입구와는 달리 역마다 가지각색을 띄고 있다. 모양,글씨체,색깔 모두가 다르다. 하지만 충분히 멀리서 역을 알아볼 수 있고, 도시 환경과도 잘 어우러 진다. 몇 개의 표지판은 프랑스 정부가 역사적 유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표지판 하나도 도시의 미적인 부분으로 생각하고 전통을 지켜나가는 점은 우리가 배워야할 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톡톡 튀는 컬러의 티켓 판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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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지하철의 인포메이션 ▶일반지하철의 티켓판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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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웨이의 티켓자판기

요즘 들어 리노베이션을 통해 파리지하철의 낙후된 시설이 많이 개선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티켓 자판기이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주황색, 연두색등을 사용하여 차가운 지하철 내부에 생동감을 부여하고, 눈에 띄어 쉽게 찾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기계가 지하철 내부의 색과 비슷해서 관광객들이나 위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기계를 찾아 해매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고. 외국인들의 사용이 불편하게 디자인 되어 있다. 반면 파리는 간단한 버튼과 가운데 큰 휠을 이용해 조작이 쉽고, 나라별로 언어 선택이 가능했다. 공공디자인이 중요한 요소인 환경과의 조화와 동시에 사용자의 편리성을 고려하는 프랑스의 디자인을 엿볼 수 있었다.

역마다 개성 있는 지하철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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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elet les halles 역의 벽면 Versailles 역의 벽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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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테역 내부 ▶비상구 안내 표지판

파리 지하철의 내부는 휴지통을 제외하고는 (파리의 휴지통은 거의 통일되어 있다.)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사진처럼 벽면에 금속을 활용해 역의 이름을 붙이기도 하고, 타일형식으로 만들어놓기도 한다. 벤치 또한 색깔 형태가 모두 다르다. 도시가 발전하며 노선이 늘어나고, 지하철 내부를 구성할 때 기존의 역과 일관적인 통일성보다는 오히려 다르게 여러 가지 재미를 준 것 같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마지막 사진의 옥외 광고인데, 단순히 인쇄물 형태인 옥외광고가 아닌 빛을 이용한 광고이다. 어두운 지하철이라서 광고효과를 톡톡히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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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적인 옥외광고

현대적 디자인 지상열차 트램웨이(Tramway)

트램웨이는 작은 도시에 비해 급증하는 인구와 그에 따른 교통체증의 해결책으로 만들어진 지상열차이다. 오늘날 만들어져 일반 지하철보다는 현대적인 디자인과 편리하고 깔끔한 내부를 가지고 있다. 이동을 하며 파리 시내를 볼 수 있어 관광객이라면 꼭 이용 해봐야 할 대중 교통수단이 아닐까 생각 한다.

트램웨이의 역은 마치 버스정류장과 같다. 가장 눈여겨 본 것은 바로 형태. 기둥의 모습은 마치 나뭇가지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으며 갈색을 사용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고 기둥에는 깔끔한 디자인의 휴지통이 하나씩 달려 있었다. 그리고 투명한 벽면을 활용하여 노선도와 여러 가지 설명이 적혀있어 디자인적으로 잘 꾸며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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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시내에서 볼 수 있는 트램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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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웨이 역의 휴지통 ▶트램웨이 역의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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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유리벽에 그려진 노선도 ▶트램웨이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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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트램웨이 모습

트램웨이의 내부는 일반 지하철보다는 사용이 편리하도록 디자인 되었다. 일반 지하철은 의자와 의자사이의 폭이나 이동 공간이 좁은 반면에 트램웨이의 내부 공간은 보다 넓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그레이 컬러에 포인트로 모든 안전바는 노란색으로 되어있다. 그 중 서있는 사람들을 위한 안전바는 세 갈래로 나눠진 원형의 형태를 가지고 있어, 가운데는 티켓 투입기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안전바는 잡기가 편하고, 많은 사람들이 잡을 수 있어 참 실용적인 디자인 인 것 같다. 일자 형태의 안전바는 잡을 때 손끼리 자주 부딪치게 되는데, 서로 닿는 것을 싫어하는 프랑스인들의 습성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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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내부의 안전바 ▶의자에 달린 안전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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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본 트램웨이의 내부모습

지하철을 통해서 본 파리의 디자인

예술에 도시 파리에서 내가 본 건축, 도로, 사용하는 물건 등, 가리지 않고 모든 것에는 곳곳에 그들의 생각과 디자인이 묻어있었다. 그만큼 디자인은 그들의 생활이고 하나의 양식과도 같은 것 이였다. 지하철은 어떻게 보면 그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장소이지 않았나 싶다.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트램웨이처럼 현대적인 열차도 있고, 오래된 지하철도 있지만 조화를 이루고 개성이 있다는 것. 그리고 항상 사용자를 생각하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획일화 된 지하철의 디자인은 통일성을 주긴 하지만, 외부 또는 내부적으로 차갑고 딱딱하며 재미가 없다. 훨씬 더 편리하고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는 우리나라의 지하철이지만 앞으로 우리나라만의 특색을 가지고 개성 있게 꾸며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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