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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0-18 17:42
2009 서울디자인 리빙페어 참관기 - 하주영
 글쓴이 : 운영진
조회 : 1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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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에코디자인과 그린디자인이 많았던 이번 전시회.. 전시회를 보면서 올해 트렌드는 에코인가라고 생각을 했었다. 아, 그런데 이런... 2009년 페어 주제가 그린디자인이란다.

조명에서 포스트잍, 식기까지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 모두 그린 디자인을 이용해서 만든 것들이였다. 하지만 그린 디자인이라고 해서 다들 나무, 나무, 나무.. 그린디자인이라고 하면 다들 나무만 떠오르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린디자인, 자연.. 사람을 생각한다. 돌고도는, 순환하는 디자인, 재활용 할 수 있는 디자인. 내가 알고 있는 에코 디자인과 그린디자인의 정의이다. 나도 에코 디자인과 그린 디자인을 컨셉으로 뭔가를 하려고 할 때 나무가 먼저 떠오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흙도 있고 꽃도있고 풀도있다.

그리고 캔이나 플라스틱, 천과 같은 재활용이 가능한 것들도 있다. 다들 나무를 사용할 때 천막을 사용해서 가방을 만들었던 디자인이나 단추를 이용한 악세사리를 제외하고는 다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았다. 재활용을 이용한 것에서는 단추를 이용해서 목걸이, 팔찌, 반지를 만든 디자인이 있었는데 여자들에게 인기 폭팔이였다. 나도 그 부스에서 한창을 서성거렸다. 예쁘고 특이해서 하나정도 사볼까했지만 이정도는 나도 만들어 볼 수 있겠다 싶어서 관뒀다. 멋내기 용으로 가볍게 착용하든가 아니면 남자친구와 함께 커플링으로 해도 손색없을 그런 디자인이였다. 이런게 바로 내가 보고 싶었던 그린 디자인이였다.  다들 나무를 이용해서 뭔가를 할 때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또 쉽게 버려지고 잊혀지는 것을 이용해서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뭔가로 만든 이런 디자인을 더 많이 봤으면 좋겠다. 아니, 내가 이런 것을 디자인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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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거기에서도 기발하고 톡톡튀는 것들도 많이 있었다. 진부하지만 그 진부함 속에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나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저번 리빙페어에서도 봤던 나무 키보드. 구입하고 싶었지만 구입 방법을 몰라 포기했던 정말 갖고 싶었던 나무로 만든 키보드이다. 정말로 파는 물건일까 궁금했는데 이번 리빙페어에서 그 궁금증이 해결됐다. 자그마치 80만원이 넘는다. 키보드가 하나에 80만원.. 도저히 살 엄두가 나질 않아서 눈물을 머금고 돌아서야 했던 그런 키보드. 나중에 돈 벌면 모니터, 본체부터 마우스까지 풀 옵션으로 장만해야지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그런 그린 디자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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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이용해서 만든 것들도 있었다. 위의 나무는 다 본 책의 잘려진 단면이 나무의 나이테처럼 보인다는 것을 이용해서 만든 컵 받침대였다. 색도 인위적으로 입힌 것이 아니라 자를 대 생기는 열로 인해서 생기는 것이라고 해서 더 신기했었다. 바로 그 옆에는 다 본 기한 지난 잡지를 이용해서 만든 메모꽂이들이 있었는데 재밌기도 하고 기발하기도 했다. 누구든지 나중에 다 본 잡지를 이용해서 손쉽게 만들 수 있을 거 같아서 더 좋았다.

 

 그린 디자인과 함께 이번 리빙페어에서 많이 보였던 컨셉은 바로 한국의 미. 한국적인 것들 이였다. 이제까지의 전시들을 보다보면 한국적인 것을 집어넣어야 하긴 해야겠어서 어거지로 끼워맞춘다는 느낌을 받는 디자인도 많았다. 이번 리빙페어도 예외는 아니였다. 도데체 저 위의 설치물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직까지도 궁금하다. 하지만 의외로 외국인들이 많이 찾았던 이번 전시회에서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의 시각으로 볼 때는 꽤 괜찮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리빙페어 전체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디자이너들도 한국적인 것을 디자인에 넣으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이번 2009 리빙페어를 본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봤다는 것을 꽤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몇 개 되진 않지만 그 중에서도 인상깊었던 것들은 맨 위 사진의 옛날 기와집의 문고리 기둥을 이용한 걸이대와 정승을 모티브로 해서 만든 스피커이다. 두가지 다 한국적인 것을 충분히 넣고도 미적감각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생활하는 곳에 가져다 놔도 많은 위화감이 들지 않고 재미와 운치를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리빙페어는 관람하기가 쉽지 않았다. 동선도 복잡할뿐더러 예매를 하는 곳이 출구쪽에도 있었기 때문에 -혹시 모른다. 출구쪽에만 있었는지- 우리는 그곳에서 표를 사서 그곳으로 들어가 버렸다. 또한 출구쪽에 개인 디자이너들의 부스가 과하게 많아서 복잡했는데 그 부스들에서는 소소한 판매들까지 이루어져 더욱 더 혼잡해 질 수 밖에 없었다. 다음 리빙페어를 관람 할 때에는 관계자들이 이런 불편함을 알고 조치를 취해서 조금은 더 편하고 복잡하지 않게 관람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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