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M Reports

 
작성일 : 11-08-19 17:56
Material ConneXion 연수회원 보고서 - 최경철
 글쓴이 : 운영진
조회 : 14,631  


 

 이번 해외연수를 가기 전에 그 어느때 보다도 침착히 준비를 할수 있었다. 케이디엠 3기로서 그동안의 해외연수 노하우가 나름대로 생겨서 인지 몰라도 설레는 마음보다는 가서 무엇을 경험하고 배우고 올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뉴욕이라는 도시는 미국을 대표하는 도시중 하나로서 대중매체를 통해 많이 소개가 되어온 곳이다. 그만큼 정보를 얻는 것도 쉬웠으며 무엇을 해야할지도 쉽게 정할 수가 있었다. 도대체 뉴욕의 어떠한 점이 사람들이 뉴욕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끔 만드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이번 세미나는 개인적으로 매우 기대가 되었던 부분이다. 이번 세미나는 메테리얼 커넥션 (material connexion) 이라는 회사에서 주최하는 세미나였다. 그 회사는 소재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회사였다. 이미 대구에도 회사가 설립되었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많은 정보는 알지를 못했다. 다만 제품을 전공하고 있는 나에게 새로운 디자인을 하게끔 하는 또 다른 경험이 되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세미나의 첫날 회사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시작이 되었다. 일단 회사가 뉴욕의 작가와 함께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소재와 예술을 결합한 조명 기구였다. 그 조명기구는 지금 뉴욕의 각 호텔 로비에 전시가 되어 있다며 소개를 하였다. mc로비를 가득 채운 조명기구가 매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다음 회사가 진행했던 대표적인 프로젝트에 대해서 설명을 시작하였다. 그중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은 오래전 인터넷에서 보았던 섬유 소재를 활용한 BMW컨셉카 였다. 자동차의 외관은 견고하고 항상 솔리드로 구성이 되어야 한다는 편견을 깬 혁신적인 컨셉이여서 그 당시 매우 흥미롭게 봤었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MC에서 진행했다는 것을 알고 더욱 세미나에 큰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 그 이외에 퓨마나 아디다스 나이키등 우리가 들으면 알 수 있는 유명한 회사와도 연계를 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프로젝트 예시 설명을 끝내고 부사장이 지금부터는 사진을 찍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했다. 소재 연람실로 들어선 우리는 새로운 신소재들로 가득찬 보물창고를 볼수가 있었다. 그곳은 매달 가장 혁신적이고 유용한 신소재들을 전시해놓는 소재 박물관 같은 것이었다. 부사장이 직접 몇몇의 소재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요즘의 추세에 따라 친환경적인 소재들이 매우 많았다. 버섯을 이용한 스트리폼같은 소재를 시작해서 위조지폐를 이용한 텍스타일까지 매우 기발한 소재들로 넘쳐나는 곳이었다. 그중 나이키와 합작으로 진행한 조단 신발은 피복전선을 활용한 소재를 사용하여 통풍을 극대화 했다고 한다. 신소재를 활용하여 친환경적이고 기능적으로 탁월한 제품이 탄생되었다니 그동안 소재를 간과하고 디자인을 진행 했던건 아닌지 조금 반성하게 되었다. 소재 연람실 견학을 마치고 세미나실로 자리를 옮겨 사장의 프리젠테이션을 들었다. 회사가 하는일, 회사의 모토, 회사가 진행했던 프로젝트 등등 짧은 시간에 MC에 관해 많이 알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회사에 대한 대략적인 프레젠테이션을 마친후 점심식사를 한후 우리는 바로 미션에 돌입을 하였다. 첫 번째 미션은 기존에 있던 의자 디자인에서 오감을 충족시켜주는 디자인을 하라는 것이었다. 그중 우리조가 맡은 것은 청각이란 주제였다. 소재만을 바꿔서 청각을 충족시키는 디자인을 하라는 것은 나에게 매우 신선했다. 지금까지 한번도 소재를 중점으로 디자인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조는 일단 소재 연람실로가 소재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각자가 추구하는 방향을 이야기 해보았다. 겉으로는 부드러워 보이는 소재지만 만지면 돌처럼 딱딱한 소재가 있었는데 어느 한 조원이 이 소재를 이용하여 의자를 만드는 것을 이야기를 했다. 사용자가 푹신한줄알고 앉았는데 매우 딱딱해서 악! 하면서 소리를 유도하게 한다는 아이디어였다. 유머러스하고 신선한 발상 이였다. 나같은 경우는 겉으로 라면 면발처럼 생긴 소재를 선택했다. 라면 면발은 바삭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이소재를 사용한다면 바삭거리는 소리가 날꺼같은 의자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 조는 이 두 아이디어를 발표 하였다. 이런 방식으로 둘째날 셋째날 미션을 진행하였고 소재를 활용한 아이디어 전개방법을 몸으로 직접 익힐 수 있는 귀한 경험이 되었다.



 

 처음에는 소재들에 관해서 3일 동안 세미나를 할수 있을까? 그만큼 다룰 이야기가 많을까 라는 의구심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하루하루 세미나를 진행해 가면서 소재라는 분야가 매우 어렵고 심도 있는 분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흔히 우리는 책상에서 디자인을 한다는 말을 자주한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좋은 디자인을 만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은 곧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험이 없는 디자인이 정말 좋은 디자인일까? 이번 MC세미나를 듣고 정답을 찾은 것 같다. 실제로 만져보고 눈으로 보는 것만큼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는 것은 없는 것이다. 소재를 직접 만져보고 느껴보니 확실히 글로만 읽었던 정보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알수 있었다. 이번 세미나는 디자인을 함에 있어서 새로운 접근법과 고려해야하는 사항들에 대해 더 알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디자인 세미나도 유익한 시간이었지만 난 뉴욕커들의 생활과 문화를 체험했다는 것이 너무나도 큰 선물이었다. 자유를 떠올리면 뉴욕이 생각나고 뉴욕을 생각하면 자유를 생각하는 것처럼 이 둘을 필수 불가결한 관계이다. 난 이러한 관계를 뉴욕의 시장이나 국회의원 또는 대통령등 국가의 원수 급들이 만들었다 생각하지 않는다. 바로 뉴욕을 움직이는건 뉴욕커 들이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뉴욕이 다른 도시들보다 특별한 이유를 말해보라면 난 광장문화와 공원문화를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자연을 느끼기 위해서는 도시 외곽으로 나와야 가능한 일이지만 이곳 뉴욕은 도심속에 자연이 있다. 바로 센트럴 파크가 대표적인 공원인데 규모가 맨하탄의 길이에 4분에 1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얼마나 뉴욕사람들이 자연을 가까이에 느끼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단순히 생각했을 때 도시속의 공원은 사람들이 남기고간 쓰레기가 많고 매우 복잡하고 시끄러운 이미지가 연상되는데 센트럴파크는 전혀 그렇지 않다. 깨끗한 도시의 거리처럼 아니 그보다 더 깨끗하게 유지되어있었다. 뉴욕은 거주자 뿐만 아니라 여행객들도 많은 관광 도시이다.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깨끗한 공원을 유지할수 있는 것은 바로 사람들의 도덕성 때문인 것 같다. 뉴욕의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즐기되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한다. 자신이 쓰레기를 버리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그 때문인지 큰소리로 말하지도 않는다. 매우 사람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공원 안에는 새소리가 청아하게 들린다. 정말 기이한 일이 아닐수 없다. 뉴욕커들은 친구와 함께 또는 가족과 함께 오기도 하지만 대부분 혼자 공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 애완견을 데리고 나와 조용히 산책을 하기도하며 웃옷을 벗어던지고 공원을 뛰는 사람도 있다. 그늘에서 책한권을 다 읽을때까지 앉아있는 사람도 있으며 길거리에서 도시락을사 밴치에 앉아 먹는 사람도 있다. 튀는 행동을 한다고 손가락질하지도 않는다. 그저 거기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즐기듯이 다른 사람의 삶도 존중해 주고 있었다.


 공원 문화를 보면 뉴욕커들의 휴식방법 또한 알 수 있다. 우리나라와 다른점이 바로 테닝을 즐긴다는 것이다. 동양인은 햇빛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다. 물론 유전자적 영향이 커서 그럴수도 있다. 백인들 같은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태워 주지 않으면 체내의 비타민을 합성할 수가 없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태닝을 즐기는 이유가 꼭 그런데에서 오는 것 만은 아닌 것 같다. 비키니를 입고 테닝을 하는 이들도 아주 많은데 그 모습이 뉴욕에사는 여성으로서의 특권처럼 느껴질 정도로 매우 매력적이었다.  


  하루는 뉴욕커들의 공원문화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어서 하루 자유시간을 센트럴 파크에서만 보낸적이 있다. 책한권을 들고 가서 밴치에 앉아 천천히 읽어 나갔다. 그러다가 어느새 배가 고파졌고 길거리 음식을 사 공원잔디에서 식사를 했다. 배가 부르니 잠이 오기 시작했고 나무 아래서 30분간에 낮잠을 청했다.

다시 일어나 주변을 보니 동물원이 가까이에 위치했고 입장료를 지불하고 동물원 구경을 했다. 그러다보니 오후시간이 지나있었고 바로 숙소로 향했다. 이렇게 하루를 지내보니 공원 문화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말았다. 센트럴 파크는 여유 그 자체였다. 다른 사람도 나에게 신경을 쓰지 않으니 나또한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게 되었고 한나절을 자유롭게 보낼수가 있었던 것이다.


 위와 같이 뉴욕커들은 자신의 삶을 즐기되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부단히도 노력한다. 분명 이러한 국민성이 자유의 도시인 뉴욕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뉴욕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그래서 처음엔 실망도 했었다. 이렇게 좁은 곳을 7일 동안 있어야 한다는 것인가? 하지만 이런 불만은 뉴욕을 탐방한지 하루 만에 사라 졌다. 바로 뉴욕의 철저한 도시계획에 감탄했기 때문이다.

뉴욕의 맨하탄은 세로로 크게 가로지르는 에비뉴라는 길과 가로로 좁게 나있는 스트릿으로 구역이 나눠져 있다. 최초 필라델피아에서 시도된 도시계획이라고 하는데 길 찾기가 매우 쉽게 되어 있어서 길눈이 어두운 사람도 쉽게 길을 찾을수가 있다.

그뿐만 아니다. 그 좁은 곳에 블록마다 볼거리가 넘쳐난다.


  동양의 수천년을 자랑하는 역사를 가져야만 볼거리가 있는게 아니다. 미국은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많은 콘텐츠들을 생산해냈다. 그게 지금의 뉴욕에 볼거리를 만들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뮤지컬이라는 콘텐츠는 브로드웨이라는 곳을 만들었고 마블이나 디즈니같은 애니메이션 산업은 사람들의 발길을 돌리기에 충분하다. 영화 산업은 뉴욕의 곳곳을 영화 촬영지로 만들었고 사람들은 그곳에서 영화의 감동을 느끼며 사진을 찍기 바쁘다. 이것이 바로 콘텐츠의 힘이다.

뉴욕은 작은 도시이지만 그 어느 나라보다 더 큰 경재적 수익을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패션과 문화, 금융의 중심지가 왜 뉴욕인지 가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느낄수 없는 것들이다. 뉴욕은 구역마다 특징이 있다. 센트럴 파크 주변은 박물관 미술관등 문화시설이 많고 소호나 5번가는 쇼퍼홀릭들의 천국이다. 브로드웨이는 대중문화의 메카이고 코리아타운과 차이나타운은 뉴욕안의 동양이다.

작은 뉴욕 안에서 철저한 도시계획을 바탕으로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는걸 보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면서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그런 도시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 또한 생긴다. 



  이번 뉴욕 연수는 그전의 연수들보다 많은 의미가 있었다.

올해초 라스베가스에가서 미국에 자본의 힘에 놀라고 더 큰세상이 있다는 것을 아는 계기가 됐다면 이번은 더욱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앞서 말했던거와 같이 미국이란 나라에 사는 사람들을 알수있었으며 미국을 대표하는 도시를 경험함으로서 여러 가지 복합적인 자극을 받을수 있었다. 뉴욕에서 느낀 것들을 키워드로 정리하자면 자유, 여유, 열정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인생을 사는데 있어서 필수적으로 가져야하는 것들이지만 간과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한 단어들이다. 생각해보니 우리들은 자유롭지만은 않은 입장에 있으며 여유를 부릴 시간 마져도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뉴욕을 경험하고 나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자유롭게 행동하며 여유롭게 삶을 즐기는 뉴욕커들을 보며 내 인생의 확고한 신념이 생긴 것 같아 매우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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